#아홉 번째 밤 #부처의 말씀 #입 안의 도끼
아름다운 밤이야, 왓어나잍! 스페셜 레터를 뒤로 하고 다시 돌아온 오운이야!🦉
매월 두 번째와 네 번째 목요일, 밤 10시에 오우너들에게 멋진 글을 보내줄게!
참! 서브코너가 새단장을 마쳤어!
이번 레터부터는 글과 작가에 더 집중하고자
작가 인터뷰를 싣게 되었으니 왓어나잍에 더 큰 기대해주길 바라! 🤗
*모바일로 보고 있다면 다크모드를 해제하는 게 더 보기 좋아! (속닥속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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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슬프고 안타깝게도 우리가 '혐오의 시대'에 산다는 이야기를 하곤 하잖아?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젠더, 계층, 지역 등 모든 층위에서 갈등의 적정 수준을 넘어선지 이제 한참 된 것 같아. 멸시와 증오의 언어로 가득한 세상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지 😤
굳이 거창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회사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집에서마저 (...) 가장 가까운 사이의 사람들에게도 😓 날 선 말을 서슴없이 내뱉기도 하잖아.
이런 악순환이 일상화 돼있을수록,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세상의 진리에 기대야 하지 않을까? 그게 우리가 고전📜 을 찾는 이유일지도 몰라.
그래서 오늘은 '말'에 관해 아주 당연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하는 김지구 작가의 「말의 경도」라는 글을 가지고 왔어. 수 천 년 역사의 불교📿에서 전하는 '말'에 관한 가르침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제안을 할까?
자, 지금 바로 읽어줄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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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경도
김지구
말은 좋게도 쓸 수 있고 나쁘게도 쓸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부처는 다음 게송에서 말을 도끼에 비유했다.
사람은 태어날 때 누구나
입 안에 도끼를 가지고 태어난다.
거친 말을 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그 도끼로 자신과 남을 찍어낸다. (Sn 657)
이렇듯 파괴적인 용도로 쓰이는 말의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비방하는 말, 험담, 거짓말과 저속한 농담은 남을 학대할 뿐만 아니라 자신도 피 흘리게 한다. 거친 말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누군가를 꾸짖으면 자기 만족도가 대단히 높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한 바를 거리낌 없이 말한다고 해서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거칠고 모욕적인 말로 상대를 침묵시키기는 쉽다. “내가 그 사람에게 본때를 보여줬어, 내가 할 말을 했더니 바로 입을 다물 더라고” 하며 자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승리는 공허하다.
거친 말의 파괴력과 관련해서 특히 안타까운 사례는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너 때문에 창피해 죽겠다,” “너는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는 아이를 꾸짖는 말들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아마 어렸을 때 그런 꾸지람을 들었던 것도 기억하고 있을 수 있다. 물론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거나, 위험한 행동을 했을 때는 때론 단호한 말을 써야 한다. 그러나 그런 심한 말도 사랑과 염려에서 우러나와야 지, 위협하거나 얕잡아보는 마음에서 나와서는 안 된다.
사랑스럽고 친절한 말,
남이 기뻐하고 환영하는 말,
누구에게도 악의적이지 않은 말을 하라.
항상 남에게 친절하게 말하라. (Sn 452)
위의 게송처럼, 친절한 말이란 항상 적절하고 환영받는 말이다. “자네가 해준 일들을 참으로 고맙게 생각하네.” “당신을 만나서 정말 기뻐요.” “덕분에 문제를 잘 해결했습니다.” 라는 말들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부드러운 말은 혀의 꿀이다. 칭찬과 감사의 말을 하는 것은 관련된 사람 모두의 행복을 증진시킨다. 사람들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말로 자신에게 느긋함과 편안함을 주는 사람과 어울리기를 원한다. 다만, 이러한 온화한 말은 진심이어야 하고 긍정적인 목적에 기인해야 할 것이다. 부드럽고 친절하게 말하면서도 그 반대의 행위를 하거나 생각하면 그것은 위선이지 덕성이 아니다.
그러나 이 부드러운 말이 진정 친절한 말인지 위선인지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요즘 같이 가면이 많은 세상에 위선인지 덕성인지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지도 모른다. 내가 덕성임에 기인하여 주변 사람들도 그러하리라 여겨야 하는 것일까, 애초에 누구에게도 악의적이지 않은 말을 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악의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멍청해 보이는 것이 슬플 따름이다.
(2019. 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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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이가 오늘 읽어준 에세이, 「말의 경도」 어땠오운?
1️⃣ 말 한 마디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글이었어!
2️⃣ 평소 나의 말하기 습관에 대해서도 한번 더 돌아볼 수 있는 글이었어! 현생이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주위 사람들에게 막말을 하진 않았나 반성하게 되네... 😥
3️⃣ 파괴적인 말을 사용해서는 안되고, 좋은 말을 사용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거짓을 가려내야 한다는 점이 조금은 씁쓸하게도 느껴지는 오늘날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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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경도」를 지은 작가, 김지구와의 인터뷰를 가지고 왔어!
왓어나잍이 아홉 번째 레터를 지나는 동안 처음 소개해주는 작가, 김지구는 이 글이 쓰인지 3년하고도 반이 지난 지금,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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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히 말에 관한 글을 모서리에 전하게 된 계기가 뭐였오운?
👤: 불교 교리 공부를 하는 중, 말의 중요성에 대한 게송을 읽게 되었습니다.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생각하여 다들 아는 내용이겠지만 짧은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 위선과 덕성을 구분할 수 있는 김지구만의 노하우가 있오운?
👤: 헷갈려요, 헷갈려. 착한 척인지 착한 것인지... 음, 바라는 것이 있는 자들은 위선적이고, 바라는 것이 없는 자들은 덕성을 겸비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비우기 어려워서, 착한 척 하다보면 착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 김지구가 생각하는 '좋은 말'의 올바른 영향력은 무엇일까?
👤: 거창할 것 없이, 친절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당장 내 주변을 밝혀준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 글이 게재된 뒤 받았던 가장 인상적인 반응은 뭐였오운?
👤:
"아무래도 덕성과 위선의 구분은 제 관점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기보다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속담이 있듯 말이죠. 악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내재 되어 있는 본성 중에 하나라고 믿고, 그 안에서 선이 그것을 짓눌러 가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주장을 갖게 됩니다.
‘말’이라는 것으로만 범위를 좁혀본다면 좋은 말과 나쁜 말 역시 표면적으로만 어림잡아 판단이 가능할 뿐 그 말을 내뱉은 이의 의도와 의미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 역시 어렵다고 생각이 들고요. 더욱이 말은 마음의 일부분만이 표출되는 일종의 파편 같은 인상인지라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마지막에 언급해주신 ‘악의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멍청해 보이는 것이 슬플 따름’이 부분적으로는 공감도 됩니다.
어쨌든 우리는 사회 속에서 교류하며 지내는 이상 말을 내뱉는 사람의 진심으로 끊임없이 파악하며 살아가야 하고, 그와 같은 작용-반작용의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최소한으로는 피해를 주지 않는 관계를 형성해야겠죠. 그렇기에 ‘말의 경도’ 자체는 위선 및 덕성과는 별개로 항상 신경 쓰고 다듬어가며 대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본심은 알 방도가 없으니 말이죠."
전 이렇게 답했습니다.
"마지막에 말씀해주신 부분이 경도의 사전적 의미와 상당히 연계가 되는 것 같아요. 경도의 본질적인 물리적 의의는 현재까지 확립되어 있지 않지만, 경도에 관한 정의의 기초에 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어느 물체의 경도란 그 물체를 다른 물체로 눌렀을 때, 그 물체의 변형에 대한 저항력의 크기로서 규정한다.” 따라서 경도에 관한 이론적 측정법은 거의 모두가 이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용상의 경도는 항상 사용하는 측정 방법을 부기해서 상호 비교하는 것이 보통이다.
덕성인지 위선인지 구분하려 하기 이전에 상호관계 파악이 우선 되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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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질문을 던져봤는데, 작가 김지구는 본인이 쓴 글에서도 드러나듯 꽤나 진중한 멋이 있는 것 같지 않아?
앞으로 모서리에서 어떤 글을 쓰게 될지, 또 그래서 왓어나잍에 어떤 글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돼! (다들 김지구 왕성하게 집필하라고 소리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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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여기까진데 어땠어?
오우너들에게 조금은 아름다운 밤이 되었길 바라!
그럼 모두 잘 자.
Oh, What a Nigh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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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지만 솔직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밤편지, 왓어나잍!
왓어나잍은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목요일 밤 10시에 발송됩니다
오늘의 작가ㅣ김지구 만든 이ㅣPale blue, 뒤베르제, 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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