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 현재를 저당잡힌 우리에게, '마시멜로우 견디기'

#열한 번째 밤 #모든 수험생 #고생했고 파이팅

202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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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0 #열한 번째 밤

아름다운 밤이야, 왓어나잍!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수능의 달,

11월에 돌아온 오운이야. 🔖

매월 두 번째와 네 번째 목요일,
밤 10시에 오우너들에게 멋진 글을 보내줄게!

오우너들 모두 수능 보던 날 기억해? 🤔

수능을 보진 않았던 오우너도, 수능을 준비하는 주변 지인을 응원한 경험, 한 번씩은 있을 거야. 나 오운이도 매년 11월이 되면 왜인지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되기도, 😖 또 저마다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는 것 같아.

수능만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시험을 보느라 오늘을 참고 또 참은 날들이 있을 거야. 평소엔 너무나도 당연했던 즐거움이 ‘사치’인 것처럼 귀해지고, 막연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날들, 쉽지 않은 것 같아. 🤦 그리고 지금도 그런 나날들을 감내하는 오우너도 있으리라 생각해.

오늘은 그런 오우너들의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줄 작가 오원의 에세이, 「마시멜로우 견디기」를 가져왔어. 십여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책 📔 , 「마시멜로우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이 에세이에서 작가는 수험생활을 겪으며 느끼는 고유의 감정을 담백하게 서술하고 있어. 작가는 어떤 마음을 고백하고 있을까?

지금 바로 읽어줄게! 📖

마시멜로우 견디기

오원

어렸을 적,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을 읽으며 나는 내심 내가 마시멜로를 참아내는 아이라 (혹은 아이일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과연 참아내는 아이인지 아닌지 가늠할만한 사건들이 여럿 있었겠지만,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너무 커져버린 여러 마시멜로를 탐하면서 그것이 마시멜로인지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 오늘 문득 내가 마시멜로를 참아내고 있는 과정에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또 깨달았다.
'아 나 하나의 마시멜로를 더 얻기 위하여 지금을 참아내지 못하는 애였구나.'
내 앞에 마시멜로가 있는지도, 참아내면 더 달콤한 것들을 맛볼 수 있다는 확신도 없이 시간들을 참아내는 과정이 꽤나 고역이다.

작년부터 나름의 수험생활을 지나고 있는데, 나의 경우는 하루 종일 책을 붙잡고 있는 시험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힘드냐, 괜찮냐, 할만하냐’ 물어보면 힘들지 않다고 괜찮다고, 할만하다고 웃어넘기며 대답했다.
나의 저의는 이러했다. 나보다 힘든 사람 수두룩한데 내가 어떻게 감히 힘들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나보다 훨씬 어려운 과정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시험이 아니더라도 삶이 시험인 사람들이 많은데, 내 눈앞에 가벼워 보이는 이 시험들에 대해 내가 감히 힘들다 대답해도 될까. (사실 그땐 힘듦이 지금처럼 커 보이지 않았기도 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꽤나 힘들다. 주관적인 힘듦을 말하자면, 지금까지 겪어온 시간 중에 가장 그 정도가 높다.
왜냐하면 나는 마시멜로를 잘 참지 못하는, 무언가를 진득하게 버티지 못하는 사람이라 더 그런가 싶다.

여름이 오고 있음을 초록 내음으로 깨닫는다. 밤에 집에 걸어갈 때 가로등에 비춘 나뭇잎들이 푸르다.
푸른 것들을 보면 여름을 지냈던, 사랑했던 곳들을 떠올린다.
그때마다 정말, 정말로 뛰쳐나가고 싶다.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어디든 가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근데 할수있는 일은 집에 걸어가는 일 뿐이라 꽤나 서글프다.

내일도 아마(가 아니라 확실하게도) 스터디카페로 향할 것이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서 마음이 급하다.
급한 와중에도 이런 생각으로 덮혀진 내가 참 민망하다.

그러나 정말 조금도 참지 못하는 나의 성정을 단련하시고, 다루시는 그 뜻을 믿는다.
지금의 과정이 그 연단임을 믿는다.
나는 오늘도 넘어졌고, 내일도 넘어지겠지만. 아침과 밤의 감정이 너무 놀랍도록 다르게 휘몰아치지만.
그분은 한결같이 선하심을 믿는다.

조금 더 참아봐야지.

(2022. 05 씀)

오운이가 오늘 읽어준 에세이, 「마시멜로우 견디기」 어땠오운?

1️⃣ 유독 코끝이 시렸던 수능날 ❄️, 모두가 한번씩 겪어봤던 시절이 떠오르는 글이야. 그때의 내가 생각나기도 했어!

2️⃣ 살아가다보니 이렇게 많은 시험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란 걸 알지 못했어. 그때마다 보았던 내 모습들의 조각인 것 같은 글이야. 우리 모두 이런 기억들과 과거들을 뒷받침하고있기에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거겠지? 😌

3️⃣ 짧지만 흡입력 있는 이 글을 읽으면서, 참지 않는 것도 결국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작가의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앞으로의 나날에 응원을 보내고 싶어졌어! 👏

「마시멜로우 견디기」의 글쓴이, 오원과의 인터뷰를 가지고 왔어!

이 글이 쓰인지 오래 되진 않았지만, 6개월 전 수험생 시절의 본인이 쓴 글을 지금 작가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금 바로 읽어줄게!

🦉: 수험 생활 중, 내가 다른 건 다 참아도 이것만은 못참겠다 싶은 건 뭐였오운? 반면, 돌아보니 그때 참지 말걸 하고 가장 크게 후회했던 순간도 있을까?

👤: 날씨좋은 봄날을 참기가 어려웠어요. 화창한 날씨는 항상 공부를 하러 향하는 발걸음을 방해했던 것 같아요.

🦉: 본인이 잘 ‘참는’ 아이인줄 알았다가 ‘참아내지 못하는’ 아이라고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잘 ‘참는’ 사람의 기준은?

👤: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열심을 보면서 참아내지 못하는 아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공부와 관련해서 '참는' 사람의 기준은, 당장의 하고 싶은 것을 참아내고 그 공부에 스스로 만족할 만한 열심을 내는 사람인 것 같아요.

🦉: ‘너무 커져버린 마시멜로우’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오운! 그걸 깨달았던 계기나 시점이 궁금해!

👤: 내가 이 시간들을 버틸 만한 사람인지 의심할 때가 있었다. 그 이후의 결과를 마주할 자신이 없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 감정이 들 때에 내가 너무 큰 마시멜로우를 탐하는 게 아닌가 의심했던 것 같아요.

🦉: 쉽지 않은 수험생활을 버티게 하는 데 오운에겐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됐을까?

👤: 신앙. 버티는 시간들이 나에게 필요한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 자,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쓸 당시의 본인처럼 미래를 위해 현재를 담보로 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맘껏 쏟아줬으면 좋겠오운!

👤: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 스스로를 실패한 사람으로 여기게 될지도 몰라요. 그러나 결과가 좋아도, 혹은 좋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도전을 위해, 꿈을 위해 나의 현재를 담보로 쏟아내는 노력들은, 젊은 날 가장 아름다운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어떠한 모습이든 간에 화이팅!

다섯 개 질문을 던져봤는데, 작가 오원은 자신의 어두운 면을 애써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줄 아는 용기 있는 사람인 것 같아. 그러면서도 자기의 몸을 움직일 줄 알고, 그 움직이는 의미를 찾아낼 줄 아는 데에서 감탄했어!

앞으로도 오원이 오우너들에게 힘이 될 만한, 감탄을 자아낼 만한 글을 많이 써줬으면 좋겠어! 그렇지?!

오늘 밤은 여기까진데 어땠어?

오우너들에게 조금은 아름다운 밤이 되었길 바라!

그럼 모두 잘 자.

Oh, What a Night! 🌙